절세계좌 4종 비교 |연금저축·IRP·ISA·DC형, 뭘 어디에 담아야 세금이 줄어들까 [심화편]

지난 주식 세금 총정리 글을 쓰고 나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이거였다.
“그래서 저는 뭘 어느 계좌에 넣어야 하는데요?”
결국 이 질문은 절세계좌를 어떻게 나눠 써야 하느냐는 질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몇 년 전까지 나는 증권사 계좌, 연금저축, IRP를 그냥 “돈 넣는 통”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어차피 다 내 돈이니까 아무 데나 넣어도 되는 줄 알았던 거다.
그러다 어느 해 연말정산 때 IRP에 미국 개별주식을 사려다가 “이 계좌에서는 매수가 안 됩니다”라는 안내를 처음 봤다.
그제서야 계좌마다 담을 수 있는 그릇의 모양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계좌를 그릇에 비유하면 이해가 빠르다. 같은 물이라도 종이컵에 담으면 금방 눅눅해지고, 텀블러에 담으면 오래 보관되는 것처럼, 같은 주식·펀드라도 어느 계좌에 담느냐에 따라 세금이라는 “보관 비용”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번 글에서는 일반계좌, 퇴직연금 DC형, 연금저축·IRP, ISA 이 네 개의 그릇이 각각 어떤 재질로 만들어져 있는지, 그리고 어떤 상품을 어디에 담아야 새지 않는지를 정리했다.
계좌 자체가 아직 낯설다면
이 글은 “IRP가 뭔지, ISA가 뭔지는 대충 안다”는 전제로 세금 구조부터 바로 들어간다.
퇴직연금 DC형·연금저축·IRP·ISA가 각각 무엇이고 어떻게 개설하는지 기초부터 알고 싶다면 절세계좌 4종 비교|연금저축·IRP·ISA·DC형 뭐부터 시작할까? [기본편]부터 먼저 읽고 오는 걸 추천한다.
1. 네 개의 그릇, 세금 구조부터 비교

| 계좌 | 과세 시점 | 세율 구조 | 종합과세 편입 여부 | 인출 자유도 |
|---|---|---|---|---|
| 일반(위탁)계좌 | 매매·배당 발생 시 즉시 | 배당 15.4% 원천징수, 해외주식 양도차익 22%(기본공제 250만원) | 배당·이자 합산 연 2천만원 초과 시 종합과세 | 언제든 자유 |
| ISA | 만기(3년) 시 정산 | 비과세 한도(일반형 200만원, 서민형·농어민형 400만원) 초과분 9.9% 분리과세 | 비과세·분리과세 한도 내에서는 종합과세 제외 | 원금 범위 내 중도인출 가능 |
| 연금저축·IRP | 인출 시까지 이연 | 연금 수령 시 3.3~5.5%, 중도해지 시 16.5% | 연 1,500만원 초과 연금소득은 종합과세 선택 가능 |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만 저율 과세 |
| 퇴직연금 DC형 | 인출(퇴직) 시까지 이연 | 퇴직소득세(연금 수령 시 30~40% 감면) | 해당 없음 (과세이연) | 원칙적으로 퇴직 시까지 묶임 |

일반계좌는 종이컵이다.
편하게 아무 때나 쓸 수 있지만 세금이 그때그때 샌다.
국내 상장주식 매매차익은 소액주주라면 비과세지만(해외주식·대주주·비상장주식은 과세 대상), 배당소득은 무조건 15.4% 원천징수되고, 이자·배당 합계가 연 2천만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돼 최고 49.5%까지 뛴다.
해외주식은 매매차익 자체가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라 양도소득 기본공제로 연 250만원을 공제한 뒤 22% 세율이 붙는다(근거: 소득세법 제118조의7).
ISA는 도시락통이다.
여러 칸(예금, 펀드, ETF 등)에 나눠 담고 3년 뒤 한 번에 손익을 통산해서 정산한다.
한 상품에서 손실이 나도 다른 상품 이익과 상계한 뒤 순이익에만 과세하니, 종목별로 따로 세금을 매기는 일반계좌보다 훨씬 유리하다.
비과세 한도는 일반형 200만원, 총급여 5천만원 이하 등 요건을 충족하는 서민형·농어민형은 400만원이며, 초과분은 9.9%로 분리과세된다(근거: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
✋ 잠깐, 2026년 세제개편 이야기
ISA 비과세 한도를 일반형 500만원·서민형 1,000만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2026년 세법개정 추진안으로 여러 차례 언급되고 있다.하지만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 조문상 비과세 한도는 여전히 200만원·400만원이다. 확정 시행되면 후속 글에서 다시 정리하겠다.
연금저축·IRP는 진공포장이다.
넣을 때 세액공제(소득에 따라 13.2~16.5%)까지 받으니 오히려 돈을 넣을 때 이득을 보는 유일한 그릇이다.
다만 포장을 뜯는 시점, 즉 55세 이전에 중도해지하면 그동안 받았던 혜택을 게워내는 수준의 세금(16.5% 기타소득세)이 붙는다(근거: 소득세법 제21조제1항제21호, 소득세법 제129조제1항제6호).
퇴직연금 DC형은 밀폐용기다.
회사가 매년 내 임금총액의 1/12 이상을 넣어주고, 그 안에서 운용하는 동안은 세금이 매겨지지 않는다.
다만 뚜껑을 여는(=퇴직해서 인출하는) 순간 퇴직소득세가 부과되는데, 일시금이 아니라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실제 수령 연차에 따라 퇴직소득세의 30~40%가 깎인다.
2. 상품 × 계좌 매트릭스 — 이 상품, 이 계좌에 담을 수 있나?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절세계좌니까 아무거나 담아도 되겠지”라는 생각이다. 실제로는 계좌마다 입구 크기가 다르다. 편입 가능 여부를 기준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상품 유형 | 종목 예시 | 일반계좌 | ISA | 연금저축 | IRP | 비고 |
|---|---|---|---|---|---|---|
| 국내 상장주식(개별종목) | 삼성전자, 카카오 | 가능 | 가능 | 불가 | 불가 | 연금저축·IRP는 개별 상장주식 직접 매수가 허용되지 않는다 |
| 국내 상장 ETF(일반) | KODEX 200, TIGER 200 | 가능 | 가능 | 가능 | 가능 (위험자산 한도 내) | 국내 ETF는 두 계좌 모두 핵심 편입 대상 |
| 해외 상장주식(직접) | 애플, 엔비디아 | 가능 | 불가 | 불가 | 불가 | 해외 개별주식 직접 투자는 일반계좌 전용 |
| 해외지수 추종 국내 상장 ETF | TIGER 미국S&P500, Kodex미국나스닥100 | 가능 | 가능 | 가능 | 가능(위험자산 한도 내) | 해외 노출은 이 형태로만 절세계좌에 담긴다 |
| 레버리지·인버스 ETF, 파생결합증권 | KODEX 레버리지, ELS 상품 | 가능 | 가능 | 불가 | 불가 | 연금계좌는 원금 손실 위험이 큰 파생형 상품을 배제 |
| 채권형 ETF·펀드, 예금성 상품 | KODEX 국고채10년, 정기예금 | 가능 | 가능 | 가능 | 가능(안전자산으로 인정) | IRP·DC형의 30% 안전자산 몫을 채우는 용도 |

이 표에서 가장 중요한 줄은 “해외 상장주식 직접”과 “개별 국내주식”이다.
연금저축·IRP는 펀드·ETF라는 그릇을 통해서만 투자할 수 있게 설계돼 있어서, 애플이나 엔비디아를 직접 사고 싶다면 이 계좌로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대신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TIGER 미국S&P500 같은 상품)를 담으면 사실상 같은 노출을 절세계좌 안에서 얻을 수 있다.
3. 뭘 먼저 채워야 할까 — 계좌별로 우선순위를 정하자
여기까지 읽었으면 “그럼 ISA·연금저축·IRP에 아무거나 다 넣으면 되겠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함정이 하나 있다.
이 세 계좌는 전부 연간 납입 한도가 정해져 있다(ISA 연 2천만원, 연금저축·IRP 합산 세액공제 900만원). 한도가 정해진 그릇에 굳이 “안 담아도 이미 안 새는 물”부터 채우면 그릇의 용량을 낭비하는 셈이다.
여기서 “안 담아도 이미 안 새는 물”이 뭘까? 삼성전자 같은 국내 상장 개별주식이다.
소액주주라면 매매차익 자체가 원래 비과세이기 때문에, 절세계좌라는 한정된 그릇에 넣어봤자 추가로 아낄 수 있는 세금은 배당소득세(15.4%) 정도뿐이다.
반면 해외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는 매매차익과 배당 전부가 일반계좌에서는 과세 대상이라, 같은 금액을 절세계좌에 넣었을 때 아끼는 세금의 절대량이 훨씬 크다.
즉 “원래도 세금이 안 붙는 자산”은 한도가 없는 일반계좌에 두고, “원래 세금이 많이 붙는 자산”부터 한도가 있는 절세계좌를 채우는 게 순서다.

이 원칙을 “어떤 종목을 어느 계좌에”가 아니라 “이 계좌라면 뭐부터 채울지” 순서로 뒤집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계좌 | 1순위로 채울 것 | 2순위로 채울 것 | 3순위로 채울 것 |
|---|---|---|---|
| ISA | 해외지수 추종 국내 상장 ETF (TIGER 미국S&P500, ACE 미국나스닥100) | 고배당 국내 ETF (KODEX 고배당,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 | 자주 사고파는 트레이딩용 자산 (KODEX 200, TIGER 코스닥150) — 손익통산 효과 극대화 |
| 연금저축·IRP | 해외지수 추종 국내 상장 ETF (TIGER 미국S&P500, ACE 미국나스닥100) | 고배당 국내 ETF (KODEX 고배당,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 | 채권형 ETF·정기예금 (KODEX 국고채10년) — 안전자산 30% 몫을 여기서 채운다 |
| 퇴직연금 DC형 | 해외지수 추종 국내 상장 ETF (회사가 정한 상품 라인업 내에서) | 고배당 국내 ETF (마찬가지로 상품 라인업 내에서) | 채권형 ETF·정기예금 — 안전자산 30% 몫을 여기서 채운다 |
| 일반계좌(한도 없음) | 국내 개별 우량주, 장기·저배당 (삼성전자, SK하이닉스) | 해외 개별주식 직접투자 (애플, 엔비디아) — 절세계좌엔 애초에 편입 불가 | — |
ISA와 연금저축·IRP·DC형의 1·2순위가 똑같은 이유는 간단하다.
매매차익과 배당이 원래 전부 과세되는 자산일수록 절세계좌에 넣었을 때 아끼는 세금이 크기 때문이다.
3순위에서 갈리는 이유도 계좌의 규제 때문인데, 연금저축·IRP·DC형은 위험자산 70% 한도 때문에 나머지 30%를 채권형·예금성 자산으로 채워야 하고, ISA는 그런 강제 규정이 없는 대신 손익통산이라는 무기가 있어서 자주 갈아타는 트레이딩용 자산을 마지막에 채우는 게 유리하다.
다만 DC형은 연금저축·IRP와 달리 증권사 브로커리지처럼 시장에 상장된 상품을 자유롭게 고르는 구조가 아니라, 회사가 계약한 퇴직연금 사업자가 제공하는 정해진 상품 라인업 안에서만 고를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라인업에 원하는 ETF가 없다면 우선순위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삼성전자만 담으면 손해”라는 말은, 절세계좌라는 한정된 그릇에 이미 비과세인 자산을 채워서 정작 아낄 수 있었던 세금(해외 ETF나 고배당 자산의 세금)을 못 아끼게 되는 상황을 말하는 거다.
삼성전자는 일반계좌에서도 어차피 매매차익 비과세 혜택을 그대로 받으니, 굳이 한도를 써가며 절세계좌에 넣을 이유가 없다.
4. 축적기와 인출기, 전략이 완전히 달라진다

같은 계좌라도 “지금 모으는 중”인지 “이제 꺼내 쓰는 중”인지에 따라 최적 전략이 정반대로 바뀐다.
축적기(모으는 시기)에는 세액공제와 과세이연을 최대한 끌어쓰는 게 핵심이다.
연금저축 600만원 + IRP 300만원, 합산 900만원을 채우면 소득 구간에 따라 연 118만8천원~148만5천원을 세액공제로 돌려받는다(근거: 소득세법 제59조의3).
이 단계에서는 성장성 있는 자산(국내·해외지수 ETF)을 위험자산 한도 안에서 최대한 편입해서 오래 굴리는 편이 유리하다. ISA도 이 시기엔 손익통산 효과를 극대화하는 용도로 쓴다.
인출기(55세 이후, 혹은 은퇴 이후)에는 반대로 세금을 최소화하며 꺼내는 순서가 중요해진다.
연금저축·IRP에서 인출할 때는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부터, 그다음 퇴직급여, 그다음 세액공제 받은 원금과 운용수익 순으로 빠져나간다.
연금수령한도 내에서 나눠 받으면 연금소득세율은 나이에 따라 3.3~5.5%로 매우 낮다.
반대로 한도를 넘겨 한꺼번에 찾으면 초과분에는 16.5% 기타소득세가 붙는다(근거: 소득세법 제129조제1항제5호의2, 제6호). 즉 인출기엔 “얼마나 천천히, 얼마나 오래 나눠 받는가”가 세금을 결정한다.
5. 실무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세 가지
① DC형 방치.
회사가 알아서 넣어주는 돈이라 그런지 DC형은 유독 원리금보장형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적립금의 상당수가 초저위험 상품에 머물러 있다는 통계가 반복해서 나온다. 회사가 넣는 돈이라도 운용 지시는 근로자 본인 몫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
② IRP 위험자산 70% 한도.
DC형과 IRP는 전체 적립금의 70%까지만 주식형·주식혼합형 펀드나 ETF 같은 위험자산에 담을 수 있고, 나머지 30%는 원리금보장상품 등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한다(근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위임에 따른 퇴직연금감독규정 제11조·제12조).
이 한도를 넘기면 초과 상태를 유지할 수는 있어도 위험자산을 추가로 매수할 수 없게 막힌다. 타깃데이트펀드(TDF)에 투자하면 이 70% 한도 자체가 면제되는 예외가 있으니, 한도에 자주 걸린다면 TDF 편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③ 중도해지 16.5%.
연금저축이나 IRP를 급한 사정으로 깨면, 그동안 세액공제 받은 원금은 물론 운용수익까지 합쳐서 16.5% 기타소득세가 원천징수된다.
세액공제를 못 받은(한도 초과 납입) 부분은 과세 대상이 아니지만, 나머지는 그동안 받은 혜택을 사실상 반납하는 셈이다. 천재지변·사망·해외이주·3개월 이상 요양·개인파산 같은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면 16.5% 대신 3.3~5.5% 연금소득세로 저율 과세되니,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이 예외 요건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
마무리 — 그릇이 정해지면 배치는 쉬워진다
정리하면 이렇다. 개별 국내·해외주식으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일반계좌, 세액공제를 챙기며 노후자금을 키우고 싶다면 연금저축·IRP, 여러 상품을 갈아타며 손익을 통산하고 싶다면 ISA. 이 네 그릇의 특성만 기억하면 “뭘 어디에 담아야 하냐”는 질문에는 더 이상 헤매지 않아도 된다.
다음 편에서는 이 계좌 배치가 건강보험료 피부양자 자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특히 금융소득이 얼마를 넘으면 피부양자에서 탈락하는지를 다뤄보겠다.
참고 법령 및 근거 자료
- 소득세법 제118조의7(양도소득 기본공제) — https://www.law.go.kr
- 소득세법 제21조제1항제21호, 제129조(기타소득 및 원천징수세율) — https://www.law.go.kr
- 소득세법 제59조의3(연금계좌 세액공제) — https://www.law.go.kr
-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과세특례) — https://www.law.go.kr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및 퇴직연금감독규정(위험자산 투자한도 70%) — https://www.law.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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